레닌의 롤스로이스를 세운 1919년 모스크바 갱단
1919년 1월 모스크바의 갱이 레닌인 줄 모르고 롤스로이스를 세워 서류와 경호원 권총을 빼앗고 납치까지 계획했다.

1919년 1월 주현절, 모스크바의 한적한 길에서 레닌이 탄 롤스로이스가 정체를 모르는 갱단에 가로막혔다. 마크 갈레오티 교수의 저서 『Vory』가 소개한 일화로, 러시아 작가 비탈리 솅탈린스키도 2006년에 다룬 바 있다.
검문을 가장한 습격
레닌은 아픈 아내 크룹스카야를 만나려고 크렘린을 나섰다. 동승자는 여동생 마리야와 경호원 이반 차바노프였다. 차는 레닌이 고르키 레닌스키예 저택에 모아 둔 롤스로이스 9대 중 한 대였다.
제복 차림의 남자들이 차를 세웠다. 차바노프는 의심했지만 레닌은 다른 동지들처럼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창문을 내리자 서른 살 가까운 남자가 웃고 있었다. 레닌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자 남자는 "그래서 뭐? 나는 '모네데로스'고, 해가 지면 이 도시는 내가 다스린다"고 받아쳤다.
정체를 알고 납치를 계획
이 남자의 본명은 야코프 쿠즈네초프로, 솅탈린스키는 코셸코프라고 적었다. 29세인 그는 시베리아에서 단련된 갱으로, 이미 전과가 최소 10건이었다. 그가 원한 것은 새 강도 행각에 쓸 좋은 차뿐이었다.
일당은 레닌 일행을 내리게 한 뒤 서류 일부와 경호원의 브라우닝 권총을 빼앗고 눈보라 속 길가에 버려두고 떠났다. 갈레오티에 따르면 1918년 무렵 러시아의 강도와 살인은 전쟁 전보다 10~15배 늘어난 상태였다.
빼앗은 서류를 살핀 일당은 상대가 누구인지 알았다. 이들이 되돌아간 것은 물건을 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갈레오티에 따르면 레닌을 인질로 잡아 거액의 몸값을 받으려는 계획이었다. 그에 앞서 차바노프는 레닌을 길 한복판에서 벗어난 곳으로 데려가 숨겼다.
우스갯소리처럼 보이지만, 범죄 세계와 역사가 얼마나 쉽게 엇갈릴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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