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력망 60초 신호의 정체, UPS 동시 자가 점검이었다
유럽 전력망에서 매분 반복되던 주파수 하락의 원인을 독일 연구진이 밝혔다. UPS와 배터리 저장장치가 거의 동시에 자가 점검을 하기 때문이다.

유럽 전력망에서 수년간 관측된 '60초 주기의 수수께끼 신호'의 원인이 밝혀졌다. 독일 연구진에 따르면 무정전 전원장치(UPS)와 배터리 저장 시스템이 거의 같은 시각에 자동 점검을 실행하는 것이 원인이다.
매분 정확히 반복된 주파수 하락
독일 송전사업자 TenneT는 몇 년 전부터 전력 주파수가 매분 정확하게 떨어지는 현상을 기록해 왔다. 하루 중 시간대나 날씨와는 무관했다. 유럽 전력망의 기준 주파수는 50Hz이며, 발전량보다 수요가 많으면 낮아진다. 편차는 작아 공급 안정성을 위협하지는 않았지만, 규칙성 때문에 전문가들의 의문을 샀다.
연구진은 약 3mHz의 변동이 약 80MW의 수요가 동시에 바뀌는 것과 맞먹는다고 추정했다. 소형 발전소 규모의 부하가 매분 추가되는 셈이다.
범인은 UPS
Forschungszentrum Jülich의 디르크 비트하우트 연구팀은 쾰른대, 카를스루에 공과대와 함께 연구해 결과를 Nature Energy에 발표했다. 율리히 캠퍼스 80여 곳을 측정한 결과, 대형 UPS가 있는 건물에서 특징적인 펄스가 두드러졌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은 상태 확인을 위해 정기 점검을 하며 이때 전력 소비가 잠시 늘어난다. 많은 장비가 매분 시작 시점에 이를 실행한다. 한 대는 영향이 없지만 수천 대가 겹치면 고압 송전망에서도 보일 만큼 커진다.
같은 패턴은 유럽뿐 아니라 북미, 호주,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확인됐다. 아일랜드에서는 2016~2021년 매분 하락 폭이 약 3mHz에서 12mHz로 4배 커졌다.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었고, 2022년 기준 국가 전력 소비의 약 18%를 차지했다. 히트펌프, 에어컨, 스마트 가전도 비슷할 수 있으나 대형 UPS만큼 영향을 주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해법은 소프트웨어
정전 위험은 없지만, 수력발전소 터빈은 부하 변동에 따라 속도가 오르내려 기계적 마모가 늘 수 있다. 연구진은 UPS를 교체할 필요 없이 점검 시각을 무작위로 분산하는 소프트웨어 변경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 제조사에 결과를 알렸고, 업데이트 후 분석 대상 설비 한 곳에서 엄격한 주기성이 사라졌다. 다만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메커니즘 자체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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